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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일지효포럼] 안창원 박사_데이터과학자가 만난 세종
글쓴이 : 관리자 등록일 : 2018-01-12 19:54:39 조회 : 500

 

데이터과학자가 만난 세종

 

 

세종에게서 배우는 정부 4.0 

 

안창원 박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세종 시대와 4차 산업혁명

 

세종 시대는 국가사회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데 있어서 중국의 사례와 선현의 전례를 충분히 학습하고 고려하였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조선은 중국과 다르며,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는 인식하에, 그 시대의 문제를 적확하게 풀어 나갔다. 훈민정음, 칠정산, 농사직설 등이 바로 그 예다.

 

세종은 시대적, 공간적 편차를 인식하고, 독창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론으로 “집대성”과 “실험” 두 가지를 실현하고 적용하였다. “집대성”은 기존 인식을 모두 모아 입체적으로 엮는 것이고, “실험”은 우리 인식의 경계 밖에 존재하는 미지의 영역에 대한 탐색 작업이다. 오늘날 데이터 사이언스가 지향점 역시 데이터의 입체적 연계를 통한 전체적/통합적 분석이며, 다차원 시뮬레이션으로 광대한 미지의 시공간 영역을 탐색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주요한 개념은 부분적 사고에서 전역적, 통시적 사고로의 전환이며, 그것이 IT/DT 기술 기반으로 가능해 졌다는 것이다. 과학적 사고는 분류에서 출발하였다. 경계를 나누고 전문화하여 제한된 영역과 환경 내에서 현상을 파악하고 내재하는 인과관계를 규명해 왔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자연과학이나 공학과 같은 Hard Science 영역에서는 비약적인 발전을 해 왔지만, Soft Science 영역에서는 인과관계의 규명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조직 경계 내에서 통합적 사고 뿐만 아니라 경계 외를 포함한 전체적/통시적 접근으로 최적화를 적시에 달성할 수 있는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에서 수평적/수직적 경계를 허물어 전체적/통시적 의사결정이 가능해야 하며, 조직내 모든 데이터와 지식을 입체적으로, 동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결국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데이터 연계 플랫폼, 모형연계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구축하여, 현실과 동화된(Assimilated) “디지털 트윈 (Digital Twin)”을 실현해 나가야 한다.

 

1950년대부터 시스템적 사고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으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와 모형의 연계가 불가능하여 다소 개념적으로만 머물러 있었다. 이제 초연결, 초지능, 초실감을 뒷받침하는 IT/DT 기술을 기반으로 모든 영역에서 현실 세계를 가상공간에 재구성하는 디지털 변혁이 점차 가능해지고 있다.

 

 

데이터 연계 플랫폼+모형 연계 플랫폼 à 지능의 사회화

 

 

따지고 보면 지금까지 우리는 입체적이고 동적인, 살아있는 현실을 부분적이고 정적인, 죽어 있는 데이터로 인식해 왔다. 광범위한 현실에 비해 데이터는 늘 부족하였고 부정확했으며, 적시에 제공되지 못했다. 과거에 대한 분석도 부분적으로만 가능하였고, 적시 현황 파악은 늘 지체되었으며, 미래를 가늠하는 것은 일차원적인 사고에 머물렀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수행하는 일을 보면, 80%는 데이터 준비(Data Preparation)이며, 데이터 분석과 알고리즘 개발은20%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 이제 데이터의 부족은 초실감 기술로, 부정확은 초지능 기술로, 적시성은 초연결 기술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우리가 감각하는 것은 물론 감각하지 못하는 영역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여 우리가 존재하는 현실에 대한 이해를 높여, 상황을 인식하고, 문제를 분석하여, 해법을 탐색해 나가야 한다.

 

우선 분절되고, 파편화된 데이터를 연계하여, 현실 재현을 위한 실행 가능한 데이터세트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하여 것이 요구된다.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초당 프레임 수가 많아질수록 보다 현실에 가까운 동영상을 재현하듯이 모든 영역에서 촘촘한 데이터의 생성과 입체적 재구성은 현황 분석과 문제 분석의 기초가 된다.

 

데이터가 입체적으로 재구성되면 이를 기반으로 시공간축에서 전체적인 시스템의 (인과) 관계 모형을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가야 한다. 인간 개인의 인지와 지식의 한계로 인해 현실을 표현하는 수많은 변수와 변화 과정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그 어떤 전문가도, 전문가 그룹도 존재할 수 없다. 개별 모형으로 표현되는 각 분야의 지식 모형을 입체적/전체적으로 연계하여 복잡한 국가사회 현상을 담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은 곧 집단지성의 사회화 틀을 구현하는 것이다. 데이터 연계 플랫폼과 모형 연계 플랫폼으로 구성된 “디지털 트윈”이 더욱 사실적으로 진화하면, 비로소 “집대성”된 현실 세계의 도플갱어(판박이)로서 다양한 “실험”이 가능해진다.

 

 

정부_4.0은?

 

 

정부는 그 어떤 기업, 조직보다 가장 광범위하며, 가장 규모가 크며, 매우 복잡하고 장기적인 문제를 다루는 주체다. 정부의 정책 실패는 비가역적인 대규모 사회적 비용을 유발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공장이, 기업이, 조직이 변혁된다면, 정부는, 국가는, 또 우리 사회는 이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과거 정부에서 평균적으로 입법에 소요된 기간은, 성공적으로 입법이 완료된 경우에도 35개월을 훌쩍 넘는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하여 이를 바로잡는 법과 제도가 비로소 적용되기까지 3년여가 소요되는 것이다.

 

정부가 복잡한 사회의 현황을 관찰하고, 문제를 파악하여, 대안을 제시하고, 그 효과를 검증하는 일련의 과정을 적시에 그리고 적확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정부_3.0에서 일차원적인 데이터 공개를 시작한 것을 넘어서서,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행정데이터를 입체적으로 연계하고, 다차원 분석을 수행하여 복합적인 국가 사회 행태 모형을 점진적으로 구축해 나가는 것을 정부_4.0의 지향점으로 삼아야 한다.

 

유럽은 2012년 FuturICT 프로젝트를 기획하였고, 싱가포르는 2015년 말부터 “Virtual Singapor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은 2016년 말에 “Forensic Social Science Supercollider” 프로그램 추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우리 정부와 사회는 부족한 국가사회 문제해결 역량을 키우기 위해, 세종 시대의 문제해결 역량의 핵심인 “집대성”과 “실험” 환경을 현재 우리 사회에 맞게 재해석하여 지속적으로 실현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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